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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집을 지키는 신들: 가신신앙

by moneyjourney 2024. 7. 18.

 

 

 

아기를 점지해 주는 삼신할머니나 화장실 귀신 이야기 등 어릴 적 접했던 설화에서 많은 가신신앙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민속 신앙의 범주에 드는 가신 신앙은 언제 누가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오랜 세월 동안 서민들의 삶 속에서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가택신, 가신이란 집안을 지켜주는 신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안녕을 지켜주는 존재라고 믿었습니다. 이 글에서 한국의 민속 신앙 중 하나인 가신신앙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신신앙의 종류

성주신

가옥의 본체를 담당하여 지키는 신으로, 집안의 모든 운수를 총체적으로 담당하는 가신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신입니다. 성주신은 집의 가장 중심인 대들보에 위치한다고 믿었습니다. 집안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성주신에게 제일 먼저 담은 음식으로 상을 차려 대접하였습니다.

 

삼신

아이의 출생을 맡은 신으로, 아이를 점지해 주고 순산 및 건강, 수명까지 담당한다고 믿었습니다. 당시엔 병으로 아이들이 죽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기대지 못하는 일들을 삼신에게 기원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의 출생과 성장은 인간의 종족 보존의 욕구로써, 이러한 영력이 있는 삼신을 모셔 많은 정성을 쏟았습니다. 옛날 삼신에게 중요한 제물인 미역국을 바치던 신앙의 흔적이 오늘날 출산이나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왕신

불의 신으로 부엌에 모셔지는 신입니다. 음식 맛을 관장하고, 불이 나지 않도록 하면서, 더 나아가 가족의 건강과 안녕 그리고 자손의 무병장수까지 살피는 역할을 합니다. 조왕신은 부엌의 부뚜막, 밥솥이 걸려있는 뒤에 깃들여 있다고 전해집니다. 가택신 중에서 성주신, 삼신과 더불어 가신 신앙의 중심을 이루는 신으로, 부엌뿐만이 아니라 집안의 부귀와 풍농, 재액을 막아주는 운세신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이후 근대화를 겪으면서 입식 주방으로변화하면서 더 이상 조왕신이 머물 곳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조상신

부모나 조부모의 피를 이어준 조상들의 혼령도 가택신의 하나로 보았습니다. 집안사람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조상과 자손이라는 혈맥으로 이어져 있어 보호해 준다고 보았습니다. '신줏단지'라는 말은 조상신의 신체를 뜻합니다. 이후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조상신은 가택신의 범주에서 점차 분리되었고, 사당이나 묘소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 밖의 가신

집터를 관장하는 지신인 터주신, 집안의 뒤꼍을 관장하는 천룡신, 우물신인 용왕신, 집안의 재복을 담당하는 신으로 업신이 있습니다. 그밖에 화장실에 사는 귀신인 뒷간신, 북두칠성을 섬기는 칠성신, 소를 관장하는 외양간신, 장독대를 관장하는 장독신 등 집안 곳곳에 신이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가신신앙의 특징

가신신앙에서 가신은 집과 그 가정만을 지켜주는 제한적 특징이 있습니다. 가신은 집안의 여러 장소를 분담하여 지키고 있는 신들로, 각자의 특색을 가지고 영역을 담당하며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예를 들어 성주신이 가택을 총괄하는 큰 신이지만, 다른 신들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도움을 주지도 않습니다. 신령을 발휘하면서도 인간들의 근처를 맴돌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풍기기도 합니다. 가신신앙은 집 안의 주체였던 여성 중심의 신앙 자리 잡았습니다. 유교적인 관습으로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 안에서 신을 모시고 복을 비는 것으로 생활의 희망을 얻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신신앙은 가정을 수호하는 다양한 신들을 모시면서, 주로 서민 계층에서 발달했습니다. 당시 사회적 장벽과 신앙에 대한 소외감으로 인해 여성들이 자신의 신앙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정의 평화와 자녀가 복을 받고 평안하기를 바라며 가족의 화합을 도모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가족 구성원들은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근대화 산업화를 통해 가옥과 가족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가신신앙의 영향이 줄어들었지만, 조상 숭배, 삼신 신앙, 조상신 숭배 등 여전히 일상 속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