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복'이라는 말은 여름인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여름에 가장 더운 시기를 초복, 중복, 말복을 말합니다. 삼복에는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몸을 보양할 수 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먹는 풍속이 있습니다. 복날의 '복(伏)'은 한자인데,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여름철의 강령한 더운 기운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모양을 본뜬 글자입니다. 이 글에서 한국의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삼복을 알아보고, 복날의 날짜는 어떻게 정하는지, 먹는 음식과 풍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 복날의 날짜
한국에서 여름의 시기인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 기간일 초복, 중복, 말복인 삼복으로 나눠 날을 정합니다. 삼복은 공식적으로 24절기에 들어가는 날은 아니고, 옛날부터 내려져 온 풍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복날은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로부터 출발합니다. 하지를 기준으로 초복의 날짜를 정하는데,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을 초복, 네 번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을 말복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일(庚日)'이란,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로 구성한 육십갑자로, 시간과 날짜를 세었습니다. 이 육십갑자 중 천간의 '경'이 들어가는 날을 '경일'이라고 합니다. 천간이 총 10개이니, 경일은 10일마다 한 번씩 반복됩니다. 날짜로 계산한다면 초복은 하지에서 20~29일 후, 중복은 하지에서 30~39일 후, 말복은 입추에서 9일 안에 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복날의 유래와 기록
조선 후기 학자 흥석모가 사계절 풍속을 기록한 책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중국의 역사서인 『사기(史記)』에 복날의 풍습이 소개되어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기록에서 여름철 해충을 막기 위해 사대문 문밖에 개고기를 걸어두고 제사를 지낸 뒤, 신하들에게 그 고기를 나눠줬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삼복의 연원을 중국 진나라로부터 찾고 있으며, 삼복의 풍속과 동시에 조선 후기 삼복에 개장이라는 음식을 먹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1800년대 유만공이라는 사람은 복날의 풍경을 "참외 쟁반에대가 맑은 얼음을 수정같이 쪼개 놓으니, 냉연한 기운이 삼복을 제어한다. 푸줏간에는 염소와 양 잡는 것을 보지 못하겠고, 집집마다 죄 없는, 뛰는 개만 삶아 먹는다."고 읊었습니다.
복날에 먹는 음식과 풍습
삼복 기간은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로 대표적인 풍습으로는 보신을 위한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먹습니다. 현재도 '몸보신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과거에는 개장국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으며, 현대에는 닭백숙을 흔히 먹습니다. 닭과 인삼이 열을 내는 음식으로,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더위의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팥이 몸의 열을 식혀준다고 하여 팥죽을 먹기도 했습니다.
옛날 궁중에서는 관리들에게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서민들은 술과 음식을 준비해 계곡이나 산을 찾아 더위를 피했습니다.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하고, 수박과 참외를 먹었다고 합니다. 여자들은 약수에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었는데, '물 맞는다'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삼복의 복날은 한국의 대표적인 세시풍속으로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풍습입니다. 초복, 중복, 말복을 떠올리고, 복날에 자연스럽게 삼계탕이나 보양식을 찾아 먹는 풍습은 현재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름 중에도 가장 더운 날을 알아보고 정하여,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음식과 행동을 통해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지혜를 느낄 수 있는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