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을 신앙은 마을 단위가 되어 행하는 부락 신앙입니다. 마을 공동체의 풍요와 유지 및 번영이 목적으로 마을 신앙을 통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기능을 합니다. 마을 신앙의 대표적인 형태인 서낭당과 정승은 마을을 보호해 주는 수호신 역할을 했습니다. 마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고, 지금도 농촌 마을에 가면 그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서낭당과 장승
서낭당의 형태
서낭당은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신을 모셔 놓은 신당으로 선왕당, 천왕당, 서황 등 지역마다 명칭이 다릅니다. 서낭당의 형태는 원형으로 쌓은 돌무더기 형태나, 큰 나무로, 고갯마루, 길가, 동네 입구 등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마을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서낭당 형태는 단독형과 복합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단독형은 돌무더기형, 수목형, 당집형, 복합형은 돌무더기와 수목, 당집과 수목, 당집과 솟대의 형태로 나뉩니다. 돌무더기 형태의 서낭당은 고유한 형태라고 할 수 있지만 잔존하는 예가 드뭅니다. 수목 밑에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복합된 형태는 서낭당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서낭당은 대체로 당집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서낭당의 역할
서낭당은 주로 개인적인 기원을 하거나 마을공동체 신앙으로써 제의를 지내는 제당의 역할을 했습니다. 서낭당은 천신이나 산신, 자연신, 마을에 처음 들어온 조상신 등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서낭당이 있는 영역은 신앙의 장소로 신성시하였습니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돌, 나무 오색 천 등 놓고 다니거나, 그곳의 물건은 함부로 파거나 헐지 않는 금기가 있었습니다. 제당으로써의 서낭당은 주민들이 서낭신을 모시며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를 지내는 장소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서낭당의 의미
서낭당은 마을의 제사를 지내는 장소로 주민들의 종교적인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신성한 영역으로, 마을의 수호신을 섬김으로써 심적 유대와 연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신과 인간 세계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신체의 상징입니다. 이와 같은 상징물을 통해 신과의 교감을 형성하고 소망하는 바를 기원하는 장소의 의미를 지닙니다.
장승의 형태
장승은 통나무나 돌에 사람의 얼굴 모양을 새긴 석상이나 목상 형태의 신목을 말합니다. 마을 입구나 길가에 세워져 수문신, 수호신으로 지역 간의 경계나 이정표 등의 구실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신앙의 대상으로 신성시하여 제사를 지내고 치성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장승의 형태는 전체적으로 나무 기둥이나 돌기둥 위에 사람의 얼굴 형태를 그리거나 조각하고, 하부에는 천하대장군, 지하대장군 등의 글씨를 새겼습니다. 자세하게 장승은 얼굴, 몸통, 땅에 묻히는 부분으로 나뉩니다. 장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 표현으로 큰 눈, 우뚝 솟은 코와 이빨이 모두 드러나게 크게 벌린 입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몸통으로 바로 연결되며, 팔다리가 없습니다. 장승은 보통 남녀 쌍으로 되어 마주 서 있는데, 남장승과 여장승으로 구분합니다. 성별은 얼굴 표현이나, 머리 장식으로 구분하여 나타냅니다.
장승의 기능
장승은 세운 목적이나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큰 기능은 서낭당과 더불어 마을의 수호신 역할입니다. 마을의 입구에서 마을을 지키며, 나쁜 기운, 병, 액 등을 방비하고, 동시에 마을의 풍요와 화평, 건강과 소원 성취 등을 기원하는 대상의 역할이 장승을 세우는 큰 목적이었습니다. 또한 장승은 지역 간 경계나 이정표 역할을 했습니다. 길가나 마을의 경계에 장승을 세우고 이를 기점으로 사방 주요 마을의 거리를 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풍수지리설에 의해 기가 허한 곳을 보완하거나, 강한 기를 눌러주는 기능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대까지 남아 있는 서낭당과 장승의 의미와 가치
현대 사회에서도 마을에는 서낭당과 장승의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서낭당은 지역별로는 다를 수 있지만, 신목과 함께 신체나 신위를 모시는 신당 형태로 남아 있으며, 서낭굿 또는 별신굿이 행해지는 곳도 있습니다. 예부터 마을 주민들은 서낭당과 장승을 통해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무속 신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강화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전통 신앙의 모습을 통해 사라져 가는 마을 신앙의 의미와 가치를 기억하고, 공동체 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