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파묘'는 무덤을 둘러싼 무당과 풍수사, 장의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주인공과 가족이 직면하는 문제들과 그 해결 과정을 통해, 가족과 조상을 연결하는 무덤의 역할, 풍수지리의 중요성, 전통과 현대의 충돌을 보여주며, 결국 갈등을 해소하고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그립니다. 영화 '파묘'에 중심이 되는 묘는 한국의 전통적인 매장 방식인 '무덤'을 뜻하는 말입니다. 한국의 매장 문화인 묘, 무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무덤 형태
무덤은 사람의 시체를 매장한 시설물로, 한국말로는 묘, 분묘라고 합니다. 단순한 시체 처리의 방법으로 무덤을 만들다가, 차차 인간의 지성과 감성이 발달하면서부터 기념적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무덤의 특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선사시대의 지석묘, 삼국시대 중기까지 이어진 순장 풍습, 고려 초기부터 성행하기 시작한 풍수도참 사상이 특징을 이룹니다.
한국 무덤의 역사적 변화와 유형
선사시대(청동기까지)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소박한 매장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옹관묘, 토광묘, 집단묘, 동굴묘 등이 있는데, 타원형이나 장방형의 구덩이를 파고 내부에 시신을 안치하는 단순한 형태의 토광묘가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청동기 시대에는 전통적인 토장묘 이외의 토광묘 등 토총계통과 지석묘, 석관묘, 석곽묘, 적석총 등 석총 계통까지 다양한 무덤 형태가 발견되었습니다. 토광묘는 중원 지방의 전통적인 무덤 형식입니다. 대게 청동기 중엽에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조선~삼한시대
이 시기에는 토장묘, 토광묘, 지석묘, 석곽묘 등이 있는데, 토장묘는 먼저 발달한 가장 전통적이며 기초적인 무덤의 형태로 각 지역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석묘는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으며, 석관묘는 지하에 판상석을 세워 만든 무덤으로, 시베리아 남부에서 기원해 한반도로 유입되었습니다.
삼국시대
정치, 문화, 사회가 발전하면서 무덤의 양식도 다양해졌습니다. 고구려의 적석총과 벽화고분, 백제의 전실분과 판석조석실분, 신라에서는 적석봉토분과 궁륭상천장식 석실분, 가야의 장방형 석실분, 그리고 영산강 유역의 토축묘 등이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
경주 지역에 여러 왕릉과 화장묘가 조성되었습니다. 분구는 원형봉토분으로, 십이지신상, 병풍석 등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화장묘가 성행했으며, 석함 안에 골호를 안치하는 형태였습니다.
고려시대
고려시대에는 풍수지리 사상이 강화되었습니다. 이 시기 무덤 형태로는 석곽묘, 토광묘, 회곽묘, 횡구식석실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석실벽화분이 등장해 사신도와 별자리 그림 등을 그렸습니다.
조선시대
조선시대 무덤은 유학 사상을 기반으로 전통 양식을 보완했습니다. 석곽묘와 석실이 거대한 석곽 또는 석관형으로 변하였고, 화장묘는 사라졌습니다. 중국식 토광묘가 일반화되었으며, 풍수지리 사상이 더욱 보편화되었습니다.
한국의 무덤과 풍수지리
한국의 무덤 매장 문화에서 풍수지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풍수지리는 좋은 풍수에 무덤을 조성하면 후손들이 번영한다는 믿음에서 비롯하여, 지형과 지세를 고려하여 집터나 무덤의 위치를 정합니다. 풍수지리 사상에서는 산의 줄기와 물의 흐름이 조화를 이루는 장소가 좋은 묫자리로, 이 장소는 기가 모여들어 후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영화 '파묘'에서도 무덤의 위치 선정에 대한 갈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여, 풍수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습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묫자리를 조성할 때 고려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무덤 문화의 현대적 변화
전통적인 매장 방식을 계속 따르기도 하지만, 점점 화장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도시화와 인구가 밀집하면서 토지가 부족하여 묘지를 유지하기 어렵고, 묫자리 형성을 위한 토지 이용도 점차 제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매장 방식은 전통과 융합된 형태로, 화장하여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수목장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환경 보호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 '파묘'에서 나오는 무덤과 관련하여, 한국의 전통적인 무덤 형태와 풍수지리와의 연관성, 현대의 무덤 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전통적인 매장 문화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영화는 전통적인 매장 방식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전통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지에 관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